집단 생활을 하는 포유동물의 특징이 어린시절부터 그 집단 내에서 누가 명령을 내라고 누가 복종을 해야 하는가? 하는 것을 배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과정이 그 조직체가 얼마나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살아 남기 위해서 어떻게 서로 협동을 해야 하는가? 가 조직체의 생사를 좌우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하이네, 야생의 들개, 늑대 등의 새끼들은 어린시절에 놀이를 통해서 서로 힘겨루기 즉 그 집단 내에서 power의 위계조직을 배운다. 사람들의 경우도 유사하다. 부부가 결혼을 하면 두 사람의 사이에 힘의 균형이 유지되어야 한다. 한 사람이 권위를 독점하면 그 사람은 일시적으로 우월한 것 같아 보이지만 그것이 부당하다고 느낀 상대 파트너는 위계를 상실한 것에 대한 보상을 얻으려고 파트너의 권위에 사보다지로 대응하게 된다. 증세를 가짐으로써 파트너의 힘을 무력화 시키려고 한다(김종만, 결혼과 가족과 치료, p32 - p35, 2003).

가족치료 전문가들은 모든 부부들이 결혼 초기에 힘의 분배 문제로 갈등을 겪게 된다고 본다. 한 배우자가 대부분의 결정권을 행사하면 절망적인 다른 배우자는 결정을 내리는 배우자의 결정 방식에 반기를 든 자녀의 편을 들게 되고 그 결과가 증세로 나타난다고 본다. 부부 사이에 힘겨루기 때문에 증세가 형성된다고 본다. 영향력을 받을 때는 다른 배우자보다도 열등한 위치에 있지만 도움을 거부하거나 영향력을 거부하게 되면 우월한 위치에 서게 된다. 증세를 이용하여 가족 내에서 우월한 위치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증세 행동을 포기하게 되면 문제를 가진 배우자는 다른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우월한 위치를 잃게 된다. 그들의 삶에서 다양한 분야에 관계된 상호관계의 타입을 말로써 대변하지 않고 암암리에 무의식적으로 표현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부부 사이에 힘겨루기가 심해서 결혼이 위험을 받게 되면 배우자 중에 한 사람은 증세를 개발하게 된다. 부부는 그들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피하게 되고 그 대신에 증세에만 매달리게 된다(Madanes, 1991). 권위의 위계에서 밀린 부인은 남편에게 직접 분노를 표현하는 것보다도 오히려 침묵으로 말을 하지 않는 것이 남편을 괴롭히는 처벌로 효과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부인이 스스로 불쌍하게 보이려고 처신함으로써 얻는 것은 남편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가족 내에서 남성들은 권위 즉 힘을 가지고 있어서 그들의 존엄성은 보존 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 남편이 가족 내에서 권위를 상실하게 되면 남성들은 능력을 잃게 된다고 믿고 있다. 가족 내에서 아버지가 존엄성을 잃게 되면 아버지는 가족을 컨트롤할 권리를 상실하게 된다고 믿고 있다. 이러한 믿음 때문에 부부 사이에 힘겨루기가 심화된다고 본다(김종만, 결혼과 가족과 치료, p32 - p35, 2003).

사례. 남편은 60세로 평생을 음주 문제로 끝없는 부부 갈등을 일으키고 있고 부인은 피아노 개인 교수를 하고 있다. 분석 결과 남편은 무능력자로 가족 구성원들에게 낙인이 찍혀 있다. 지금까지 한번도 부인에게 월급 봉투를 가지어다 준 적이 없다고 부인을 불평을 했다. 부인의 수입으로 자녀를 공부시키고 생활비를 보충해 왔다. 부인의 수입이 많을수록 남편은 가족 안에서 고립 감정을 느끼고 우울하게 되어 갔고 그것을 반전하려고 매일같이 술로써 세월을 보낸 것이었다.

 남편에게 음주 벽은 부인과의 관계에서 권위를 인정 받으려는 원천이자 부인과의 관계에서 취약점이 되고 있음을 남편은 모르고 있다. 부인은 남편에 비해서 모든 것이 우월한 위치에 있었다. 남편은 술을 마시는 것을 제외하고는 부인보다 우월한 것이 없었다. 남편의 음주는 부인과의 관계에서 결정적이 되게 했다. 동시에 남편의 음주 행동이 부인을 힘들게 했고 구타, 물건을 집어 던져서 집안에는 밥통, 전화기 등이 성한 것이 없었다. 이러한 행동을 남편에게 권위를 회복 시켜주는 기능을 제공해 주고 있었다. 음주를 둘러싼 커플의 상호관계는 그들의 삶에서 다양한 상호관계를 상징하고 있다. 부인은 남편을 책임감 있고 유능한 행동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 싸움을 하고 있다.

 부인이 한쪽으로 밀어붙이면 부칠수록 남편은 결혼 생활이라는 위계 조직에서 권위가 없어짐을 느낄 것이다. 남편이 실망적이 되면 될수록 남편은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남편이 무능력하고 무책임하고 술을 많이 마실수록 남편은 부인이 지시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아도 된다. 남편은 권위 의식은 커진다. 술을 마시는 행동은 부인과의 관계에서 보면 남편에게 약점을 제공하는 동시에 강함도 제공해 주는 결혼 문제의 불행한 해결책이 된 것이다.

 이 부부의 문제는 두 개가 맞물려 있었다. 하나는 남편이 술을 마시는 문제 행동이고 다른 하나는 결혼에서의 갈등이다. 이 두 개가 맞물려 있었다. 남편의 음주 벽은 부부 갈등에 대한 은유적 표현인 동시에 어려움의 해결책으로 등장한 것이다. 금주를 하게 되면 남편은 부인에 대한 우월한 무기를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무장 해제를 당하는 것과 같다. 남편이 가족 구성원들에게 권위를 인정 받으려고 하면 힘겨루기를 할 것이 아니고 자신의 행동을 올바르게 하도록 삶에서 자신감의 회복을 도와주어야 한다. 단순히 술을 마시지 말라고 강압을 하거나 금주 병원에 입원을 시킨 결과는 효과가 없었음이 입증해 주고 있다(김종만, 결혼과 가족과 치료, p32 - p35, 2003).

 가족 구성원들은 서로 감정으로 연결되어 있다. 감정의 결속은 가족이라는 생물체의 커뮤니케이션에 핵심 기능을 하고 있다. 구성원들은 감정의 연줄로 뭉쳐있다. 이것을 정신분석학에서는 애착이라고 부른다. 사랑과 돌봄이라는 감정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 가족이라는 조직체의 특징이다. 가족 구성원들이 살아 남기 위해서 한 구성원 개인의 감정에 온 가족이 반응하게 되어있다. 가족 구성원들 사이에 사랑이 흘러가고 동시에 미움, 분노, 적대 감정 등도 자연스럽게 흘러가야 한다. 이러한 감정이 막히면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감정의 표현이 위험하다고 인식하게 되면 구성원들은 감정을 숨기게 된다. 감정을 차단하게 된다.

 이것을 가족치료에서는 감정적 단절(emotional cut off)라고 부른다. 구성원들 사이에 감정이 단절되면 그 가족은 껍데기만 가족으로 남게 된다. 감정의 단절은 마음의 단절을 의미한다. 커뮤니케이션의 단절을 의미한다. 부부 사이에 감정이 단절되면 그 감정은 마음 속에 억압으로 나타난다. 감정을 숨기게 된다. 억압된 감정이 축적 되면 부부사이에 감정을 골이 깊어지게 되고 그 결과 감정적 이혼(emotional divorced)로 나타난다.

 부부 사이에 감정적 단절은 이혼이라는 합법적인 과정은 밟지 않았다고 해도 이미 이혼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서로 감정의 벽을 쌓아 놓고 살고 있다면 그것은 이미 죽은 가족이나 다름이 없다. 부부 사이에 감정의 단절이 지속되면 억압된 감정이 자녀 한데로 흘러가게 된다. 한쪽 부모를 닮은 자녀가 억압된 분노, 적개심의 표적이 되면 그 자녀는 병들게 되어 있다.

 한쪽 부모가 외톨이로 느끼거나 힘의 불균형을 느끼면 즉 부부 사이에 감정의 균형이 깨어지면 한 쪽 배우자는 자녀들을 끌어들이려고 시도하게 된다. 감정의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서 이다. 이러한 과정을 감정의 삼각관계(emotional triangle)라고 부른다.

 사회학자들은 인간 관계에서 가장 어려운 불안정한 관계가 삼각관계라고 본다. 한쪽이 감정적 불균형을 느끼게 되면 다른 한쪽은 나머지 한쪽으로 향하게 된다. 남는 한쪽이 고립을 느끼면 다른 한쪽을 끌어 넣으려고 하기 때문에 항상 삼각 관계는 불안정하다. 한 가족 구성원 즉 아버지, 어머니, 어린이의 삼각관계에서 어린이는 한쪽 부모에 반대하는 다른 쪽 부모의 편을 들지 않으면 자기 자신의 의사 표시를 할 수 없는 위치에 서게 된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 연립이 형성된다. 부부 사이에 갈등이 공개적으로 표면화 되면 자녀를 자기 편으로 끼어 들게 하는 패턴이 확대 된다. 부모는 자녀들에게 자신들의 의사 표시를 하지 못하게 억압한다.

 자녀들을 자기 편으로 끌어 들여서 삼각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부모들은 자녀를 자기 편으로 만들어서 공개적으로 혹은 암암리에 동맹관계를 과시하려고 한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싸우면 누가 옳은가? 를 판정하라고 자녀들을 끼어 들게 만든다. 이 때 자녀들은 샌드위치가 된다. 어떤 부모들은 자녀로 하여금 한쪽 부모의 훈육이 잘못되었다고 불평하라고 부추긴다. 자녀는 한쪽 부모에 반대해서 다른 한쪽 부모에 가담함으로써 안정된 균형을 이루려는 경향이 있다.

 항상 약한 쪽의 한 부모가 자녀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 들여서 가족 내에서 힘의 균형을 이루려고 한다. 삼각 관계에 걸려든 자녀들은 항상 가족 내에서 가장 예민한 자녀들이다. 그들은 어느쪽을 편든다고 해도 다른 한쪽 부모로부터 비난을 받게 되어 있고 편 들기로부터 오는 죄의식 때문에 고통을 가지게 되어있다. 그 결과 부모는 병든 자녀를 비난하거나 보호적인 자세로써 부부의 갈등을 수면 밑으로 묻어버린다(Minuchin, 1978). 결국은 병든 자녀는 부모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자신의 몸을 던져서 자치심을 희생하게 되는 것이다(김종만, 결혼과 가족과 치료, p32 - p35, 2003).

사례. 40대 중반의 부인이 조울증 남편 때문에 치료자를 찾아 왔다. 남편은 조울증 증세로 진단 받기 이전에 수 십년 된 음주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남편은 1주일에 일요일을 제외하면 늘 술을 마셨다. 결혼 직후 약 2년 동안을 제외하면 남편은 근무 시간이 끝나는 저녁 6시 이후부터 거의 매일 같이 술을 마셨고 부인이 남편을 모시려고 자동차를 가지고 마중을 나가야 했다.

 부부의 결혼 역사를 탐색해 가면서 치료자는 부부가 어떻게 서로 감정적인 단절을 가지게 되었나? 를 알게 되었다. 결혼 후에 남편의 음주 벽이 시작되기 직전에 부인은 남편과 심한 부부 싸움을 한 적이 있었다. 부인은 남편이 근무 시간이 끝나면 늘 늦게 귀가하는 버릇을 고치고자 남편에게 제동을 걸었던 것이다. 그 때 남편은 식사를 하고 있던 밥상을 방바닥에 내 동댕이쳤다. 부인은 남편의 행동에 깜짝 놀라게 되었고 그 때 이 사람을 건드리면 큰일 나겠구나!라고 생각했다.

 남편의 행동에 실망을 한 부인은 그 이후부터 남편과의 감정적인 단절을 선언했다. 직접 남편에게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지만 부인은 남편의 행동을 이해할 없었고 그것을 제지하려다가 당한 감정적 상처 때문에 이후에는 남편이 어떤 행동을 하든지 간에 간섭하지 않게 되었다. 남편과 부인의 감정적인 단절은 그 이후에 부부 사이에 대화의 단절로 나타났고 일상의 일들만 서로 대화를 나누었으나 내면 속의 감정은 서로 이야기하지 않게 되었다. 두 사람이 다 직장인어서 평소 때는 서로 이야기를 할 시간이 없었고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한 사람은 신문을 보고 한 사람은 TV를 보면서고 서로 말이 없이 지금까지 지냈다고 했다.

 남편은 술을 마시지 않으면 자신의 감정을 노출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근무 시간 후에는 항상 자신이 술을 마시는 술집 마담에게로 가서 술에 취하면 온갖 일상의 이야기를 미주알고주알 늘어 놓는다는 것이었다. 부부는 서로 같이 한집에 살고는 있지만 감정을 단절하고 사는 감정적으로 이혼한 부부였다고 부인은 실토를 했다.

 자녀들이 태어나면서 부인은 자녀 양육에만 신경을 쓰게 되었고 자녀들과 똘똘 뭉쳐서 남편을 고립 시켰고 남편은 외로움을 술로 달래고 술에 취하면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술집으로 달려 간 것이었다. 중년의 나이가 되면서 남편은 술이 건강에 좋지 않는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술을 끊으면서 마음 속에 있는 감정이 목이 졸리게 되었고 이 감정이 억압되어 있다가 터지면서 조울증으로 나타나게 된 것으로 분석 되었다(김종만, 결혼과 가족과 치료, p32 - p35,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