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에 아버지로부터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해서 사랑에 고착이 일어난 딸이 성인이 되어 중년의 남자를 사랑하게 되고 결혼을 하게 되면 표면적으로는 남편과 부인이 살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무의식적으로는 아버지와 딸이 같이 살고 있는 셈이 된다. 부인은 남편에게 어린 딸처럼 어리광을 부리고 팔장을 끼고 애교를 부린다. 남편은 부인에게 어린 딸에게 대하듯이 귀여움으로 받아들리고 흐뭇해 한다. 부부 관계에서 무의식적으로 남편이 아버지 역할을 하고 부인이 딸의 역할을 하면서 사는 부부의 경우에는 앞 장 즉 사랑에 고착에서 그 사례를 몇 가지 들어서 설명하였다. 이번에는 결혼해서 부부 생활을 하면서 아들역할을 하면서 사는 남편과 엄마 역할을 하면서 사는 부인의 경우를 살펴 보자.

 어린 시절에 아들이 어머니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자란 경우에는 커서 어른이 되어 엄마의 사랑을 채우려고 한다. 항상 배려해주고 따뜻하게 보살펴 주는 엄마 같은 나이 많은 여성에 끌리게 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연상의 여인을 사랑하거나 연하의 남자를 사랑하는 경우가 된다. 20대의 청년이 자신보다 나이가 5살-10살이나 많은 중년의 여성을 사랑하는 것은 어린 시절에 사랑에 고착과 관계가 있다.

 오늘날 신문이나 TV 뉴스에서 점점 연상의 여인과 결혼을 하는 남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재혼 여자와 초혼 남자가 결혼을 하는 비율이 11배 이상 늘었고 연상의 여성과 연하의 남자가 결혼하는 비율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보고 하고 있다. "결혼 형태에서 초혼녀-초혼 남 비율이 79.7%로 가장 많았으나 재혼녀-재혼남 비율이 72년 2.4%에서 2001년 10.9%로 급증했고 특히 재혼녀-초혼남의 비율이 같은 기간 11배 이상 늘어난 5.6%로 초혼녀-재혼남의 3.8%보다 높았다. 결혼시 여성이 연상인 경우도 90년 8.8%에서 2001년 11.3%로 늘어난 반면 남성 연상은 같은 기간 82.2%에서 75%로 줄었다."(중앙일보, 7월 5일, 2002).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핵가족으로 자녀의 출산이 1명-2명으로 줄어들면서 1차 양육자인 어머니가 자녀를 자신의 기대에 부응해서 키우려고 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엄마의 말을 잘 듣는 아들은 착한 아이로 남자 어린이들이 점점 온순해 가는 반면에 엄마들은 딸을 양육하면서 딸에게 조선 시대의 남존여비 사상이나 남자들의 권위적인 사회에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살 것을 주문한다. 엄마는 딸이 적어도 자신처럼 사회생활에서 남자들에게 차별받고 살지 말 것을 기대하고 그 기대에 딸들이 부응하게 되어 여학생들이 과거처럼 온순하고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서 발랄하고 당당하게 자신감있게 자라는 경향이 많아졌다.

 이러한 현상은 초등학교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요즈음 초등학교에서는 남자 아이들이 온순하고 수동적이 되어가고 있는 반면에 여자 아이들은 왈발이 같이 성격이 오히려 과거에 남자 아이들처럼 변해가고 있다고 이구동성으로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자주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는다. 일부에서는 초등학교에 여선생님들이 많아져서 남자 아이들이 여성화 되어간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그것 보다는 양육의 과정에서 어머니가 아들에게 엄마의 말을 잘듣고 착한 아들로 키워서 아이들이 엄마에 의존적이 되어가는 것이 더 큰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엄마는 아들을 좋아하게 되어 있다. 남편에게 실망하면 엄마는 아들에게 밀착하게 되고 아들은 자치심이 감소되고 엄마의 의존과 보호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된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남자들이 커서 어른이 되면 의존적이 된다. 혼자서 자치적으로 독립해서 살아가는데 불안하게 된다. 자연히 의존할 수 있는 여성을 배우자로 선택하게 된다. 의식적으로는 결혼해서 남편과 부인이 부부로 살고 있지만 이런 부부는 무의식적으로는 남편이 아들 역할을 하고 있고 부인은 엄마 역할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즉 어린 시절이 어른이 되어서도 결혼 생활에서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아들처럼 살고 있는 남편과 어머니처럼 돌보아 주는 부인 사이가 장기화 되면 어떤 현상이 일어나기 쉬운가? 남편은 부인에게 의존하게 되고 중년이 넘어가면 실직하거나 사업에 실패해서 경제적인 능력이 약화되고 대신에 부인이 남편을 대신해서 가장의 역할을 하게 되고 경제력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가족 구조가 바뀌면 구성원들의 역할이 바뀌게 되어 있다는 것이 가족 문제를 연구하는 학자들의 연구 결과이다. 남편이 무능력해지거나 경제력을 상실하고 부인에게 의존해서 무기력하게 되는 경우가 바로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

 정신분석학적으로 말하면 부인에게 거세된 남편을 말한다. 아들처럼 살고 있는 남편과 어머니처럼 돌보아 주는 부인 사이는 결코 행복해질 수가 없다. 남편은 부인을 어린 시절에 무의식적인 엄마로 보고 있다. 엄마에게 받지 못한 사랑을 끊임없이 내 놓으라고 보채는 아이처럼 행동하게 된다. 조금이라도 사랑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끊임없이 반항적인 행동이나 부인의 분노를 꺼집어 내는 행동을 하게 된다. 반면에 자녀 양육이나 경제적 부양 능력과 집안 살림살이를 함께 떠 맡고 또 그것도 모자라서 남편에게 엄마 역할을 하는 부인이 행복해 질 수가 없게 되어있다. 너무 많은 짊을 지고 언제나 지쳐있는 모습이 된다. 피곤하고 짜증나고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키고 다니는 남편의 뒷바라지에 질리게 된다. 자연적으로 부인은 감정적인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무능한 남편을 좋게 볼 수가 없게 된다. 결국 남편을 비하시키거나 처벌하거나 모욕을 주거나 멸시 조롱하게 되고 이에 대응해서 남편은 심하면 폭력으로 맞서게 된다. 남편으로써의 권위를 찾고자 음주와 폭력이 난무하게 된다. 위와 같은 치료 사례를 예를 들어 본다.

사례 1. 63세의 부인 O씨는 65세의 남편 F씨의 문제 때문에 치료자를 찾아 왔다. 남편이 F씨가 일주일에 6-7일 정도 거의 매일마다 술을 마시고 집에 와서 행패를 부린다는 것이다. 술을 마시고 집에 오면 부인을 못 살게 굴고 집기를 집어던진다고 했다. 전화기,전기 밥솥,밥상 등 집어던지지 않는 것이 없을 정도하고 했다. 부인 O씨에 의하면 남편 F씨는 결혼 후 지금까지 월급 봉투를 한 번도 부인에게 가져다 준 적이 없다고 했다. 남편 F씨는 법과 대학을 나온 인텔리로써 무식한 사람이 아니었다. 부인 O씨는 전문직 여성으로써 가정의 생계를 부인이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고 지금은 자녀들을 출가시키고 막내 하나만 남아 있다고 했다.

 지금까지 남편 F씨는 한번도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 본 적이 없고 언제나 내가 최고라는 말만 되풀이해 왔다고 했다. 남편 F씨는 직장에 오래 있어본 적이 별고 없고 몇 군데 직장 생활을 했어나 몇 달 못 가서 그만 두고 말았다고 했다. 얼마 전에는 이제 아파트 경비원이라도 하겠다고 일자리를 찾았으나 며칠을 못하고 그만 두었다고 했다. 집에서 말썽 피우지 않고 조용히 지내 주었으면 하는 것이 부인 O씨의 소망이었다. 남편 F씨는 매일 같이 부인 O씨에게 용돈 3,000원을 타서 외출을 하여 자기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술 친구들과 어울리고 집에 들어 올 때는 술에 취해서 들어 와서 조금이라도 잔소리를 하면 가족들을 괴롭힌다고 했다. 남편 F씨의 술 친구들은 주로 70이 넘는 지적 수준이 낮은 할아버지들이나 아니면 품위가 없는 무식한 사람들로써 그들과 어울려서 쌍욕이나 하찮은 용어들을 배워와서 가족들에게 거침없이 사용한다고 부인 O씨는 하소연했다(김종만, 나: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 본 자아의 성장과 발달, p296-297, 1999).

  술을 많이 마시고 가족들을 괴롭힌다는 점이다. 술을 먹음으로써 자신의 자긍심을 들어올리려 하고 있다. 술을 마시면 자긍심이 낮은 사람들은 자신감이 상승한다. 가족들에게 폭력을 행사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가족 부양 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가족들의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아버지의 권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서 그것을 강제로 인정받으려고 하는 데서 폭력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가정 폭력은 가장의 권위를 강제로 인정받겠다는 데서 비롯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자신이 가장으로써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자격지심에서 가족들이 자신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자신을 존경하지 않고 경멸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데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어서 일부러 자녀들을 강제로 이것 저것 시킴으로써 자신에 대한 반응 체크에 보기도 하고 강압적으로 가족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게 함으로써 자신의 말을 따르고 있는가를 확인하려고 하기 때문에 폭력을 사용하는 것이다.

 F씨는 왜 자신과 수준이 맞지 않는 사람들과 어울릴까? 이것은 법과 대학을 나온 인텔리 지식인으로써 신문을 통해서 사회,경제적 지식이 해박하여 수준이 낮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그들에게 조언을 해 주거나 같이 다니면서 그 사람들로부터 존경,인정,찬사를 얻으려는 가족 구성원들로부터 잃어 버린 인정, 존경을 받으려는 사람들의 특징이다. 주변에서 같이 모이는 사람들은 F씨를 F선생, F박사라며 인정을 해 주고 대신에 F씨로부터 술을 얻어먹는다. F씨는 그들에게 둘러 쌓여 자신이 원하는 자긍심의 에너지인 칭찬,찬사를 그들로부터 공급받고 있기 때문에 그 사람들과 헤어질 수가 없다.

 그들이 F씨와 진실한 친구가 될 수 있는가? 대답은 No이다. F씨는 그들을 이용하고 있을 뿐이고 그들은 모두가 F씨의 똘만이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사람은 진실한 친구가 없다. 친구들은 단시 자신을 위해서 존재할 뿐이고 이용의 대상일 뿐이다(김종만, 나: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 본 자아의 성장과 발달, p296-297, 1999).

술만 마시면 폭군으로 변하는 40대 후반의 아버지가 부인과 고 3학생인 아들에게 집에서 쫓겨나서 근신하며 심리치료를 받은 사례에 들어가 보세요.

사례 2. 29세의 L군은 성격 문제로 치료자에게 3년 째 치료를 받고 있다. L군의 불만은 매사에 어머니가 가족 구성원들을 좌지우지한다는 점이다. 아버지는 평소에 자신의 의사 표시가 거의 없고 어머니가 시키는 대로 한다고 불평, 불만이 대단하다. 아버지는 의사 결정권이 없다. 경제적인 능력도 어머니에 비해서 부족하고 삶에 대한 열정도 부족하다고 불평하고 있다.

 어머니가 아버지보다도 돈을 많이 벌고 있다. L군은 어린시절에 아버지보다도 어머니가 더 무서웠다고 했다. 어머니의 등쌀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자랐다. 아버지는 7세 때 친 어머니를 잃고 계모 밑에서 자랐고 늘 자기 표현이 없고 부모의 말을 잘 듣는 착한 아들로 자랐다고 했다. 아버지의 다른 형제들은 다 시골에서 탈출해서 도시로 나가 공부를 많이 하여 사회활동을 잘하고 있으나 형제들 중에서 막내로 자란 L군의 아버지는 부모님의 말씀대로 농사를 짓고 형들의 뒷바라지를 해주는 농사꾼으로 있다가 L군의 어머니와 결혼을 했고 부모님의 가업을 이어가고 싶어 했으나 어머니의 강력한 주장으로 시골에서 도시로 생활 터전을 바꾸게 된 것이었다.

사례 3. 30세의 M부인이 남편의 외도 문제로 치료자를 찾아 왔다. 부인은 남편과 이미 한번 이혼을 했다가 다시 재결합한 사람으로 남편은 32세로 지방의 공무원으로 있다고 했다. 부인은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고 있고 남편보다도 수입이 많다. 친지의 소개로 결혼을 했고 결혼 직후부터 남편은 저녁 늦게 귀가하여 부인과 갈등이 심했고 결혼 6개월 만에 어떤 여성과 바람을 피우게 된 것을 부인이 알게 되었다. 남편의 늦은 귀가와 외도는 계속되었고 결혼 2년 만에 아들을 남편에게 맡기고 합의 이혼을 하였으나 자녀 문제로 다시 1년 후에 재결합을 하면서 남편으로부터 다시는 늦은 귀가와 외도를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았으나 재 결합 후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아서 다시 과거의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치료자는 부인과 남편을 교대로 상담하게 되었고 남편으로부터 부인이 자신의 어머니와 닮아서 싫어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남편의 어린시절을 분석한 결과 어린시절에 어머니의 과잉보호로 자라게 되었고 매사에 어머니가 이것 저것을 간섭하는 것을 제일 싫어했음을 알게 되었다. 어른이 되어 절대로 자신의 어머니를 닮은 여성과 결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맹세를 하면서 자랐으나 결혼을 하고 보니 부인이 매사에 남편에게 이래라 저래라 명령적이고 남편의 의사는 무시되고 자신을 아이 다루듯이 한다는 것에 분노해서 집에 들어가기 싫어지고 자신을 남자로 대우해주는 여자와 데이트를 하게 된 것이었다고 했다.

 어떤 점에서 부인을 배우자로 선택하게 되었느냐? 고 물었을 때 남편은 부인의 성격이 활달하고 자신감이 높고 사회활동이 왕성해서 부인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했다. 부인에게 불평, 불만을 이야기해 보라고 하였을 때 남편은 부인이 자신에게 잔소리를 하지 말고 자신의 의견이 존중되고 남편으로써의 권위를 인정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부인의 어린시절을 분석한 결과 부인은 어머니가 아들을 편애하는 가정에서 자랐기 때문에 오빠들과 경쟁적이었고 학교 생활에서 공부를 잘해서 남학생들의 기를 꺾어 놓는 것이 취미 였다고 했다. 어떤 점에서 남편을 배우자로 선택하게 되었나?를 물었을 때 남편은 착하고 부지런해서 자신이 요구하는 대로 잘 들어 줄 것 같아서 배우자로 선택하였으나 결혼 후에  남편은 우유부단하고 결정하고 판단하는데 서툴러서 실망을 했고 남편이 하자는 대로 따라 해서 한가지도 제대로 된 것이 없다고 했다. 부인은 자신의 의사와 계획 대로 했기 때문에 지금은 아파트라도 한 채 마련해서 살게 되었다고 했다.

 분석 결과 치료자는 남편이 의식적으로는 어머니를 닮은 여성을 싫어하고 있지만 무의식적으로는 독립심이 부족해서 혼자서 어떤 결정을 내리기 어렵고 의존할 수 있는 사람을 필요로 하고 있고 부인은 상대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사람을 무의식적인 파트너로 원하고 있어서 서로 무의식적으로 공모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두 사람은 헤어질 수가 없다. 두 사람이 해어졌다가 다시 재 결합한 것이 이것을 말해 주고 있다.

 위의 사례들이 말하고 있는 것처럼 아들처럼 사는 남편과 딸처럼 사는 여성은 결코 행복해질 수가 없다. 가족의 구조와 역할이 서로 모순되기 때문이다. 부모와 자녀들 사이에 사랑을 부부 사이에 사랑으로 연장 시키려고 하기 때문이다. 부부 사이에 사랑은 부부 사이에서 흘러가야 정상적이고 부모와 자녀 사이에 사랑은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 흘러가야 정상적이 된다. 그러나 위의 사례들은 부수 사이에서 부모와 자녀 사이에 사랑을 재 창조하려고 하기 때문에 갈등 속에 갇히게 되는 것이다.